"이제 항암 치료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말은 짧았지만, 제게는 참기 힘든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오빠의 간에 직접 주사를 놓아 암세포를 공격하는 시술을 몇 차례나 반복했지만, 종양은 생각보다 끈질겼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항암 치료'라는 이름의.
친오빠의 간암 진단 - 그리고 주사 치료의 끝
오빠는 늘 활기찬 사람이었습니다. 등산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즐기던 사람이었죠.
하지만 몇 달 전부터 피곤함을 호소했습니다.
눈이 노래지고, 식욕이 떨어지고, 급격히 체중이 빠지던 어느 날, 결국 병원을 찾았고, 간세포암(HCC) 진단을 받았습니다.
담당 교수님은 우선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을 제안했습니다.
간에 연결된 혈관에 약물을 직접 주입해 종양을 공격하는 방법입니다.
몇 차례 시술을 받으면서도 오빠는 농담을 건네곤 했습니다.
"야, 이러다 슈퍼 히어로 되는 거 아냐?"
그렇게 애써 웃었지만, MRI 결과를 받아든 날, 우리는 조용해졌습니다.
"이제 주사로는 더 이상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항암제를 시작해야 합니다."
오빠의 표정은 단단해 보였지만, 나는 그의 눈동자 너머로 두려움을 읽었습니다.
항암 치료를 앞두고 - 가족으로서 준비해야 했던 것들
처음 항암 치료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떻게 해야 오빠가 버틸 수 있을까"였습니다.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오빠를 위해,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저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1. 항암 치료 전 식단 관리 - 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
항암 치료는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특히 간은 항암제를 해독하는 역할을 하기에, 간을 보호하는 식단은 필수였습니다.
✅ 고단백, 고칼로리 식단
- 살코기, 닭가슴살, 연어 같은 고단백 식품
- 두부, 계란, 요구르트 등 소화 잘되는 단백질
- 아보카도, 견과류 같은 건강 지방
✅ 부드럽고 소화가 쉬운 음식
- 죽, 스프 형태의 음식
- 삶은 감자, 고구마, 당근
✅ 항산화 식품
- 블루베리, 브로콜리, 토마토
✅ 피해야 할 음식
- 짠 음식 (간에 부담)
- 기름진 튀김류
- 가공 식품과 인스턴트 식품
Tip: 소량씩 자주 먹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오빠가 입맛이 없을 때를 대비해, 부드럽고 담백한 음식을 여러 종류 준비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물을 많이 마시게 했습니다.
수분은 몸 안 노폐물을 빨리 배출하는 데 꼭 필요했으니까요.
2. 체력과 컨디션 관리 - 하루하루 쌓아가는 작은 힘
오빠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체력이 바닥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 규칙적인 수면
-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도록 했습니다.
- 항암 치료 전이라도 너무 늦게 자거나 무리하지 않게 조심했습니다.
✅ 가벼운 운동
- 병원 주변 산책
- 가볍게 몸을 푸는 스트레칭
- 체력이 허락할 때는 짧은 등산
✅ 스트레스 관리
- 명상 앱을 함께 듣고
-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고
- 가끔은 그냥 아무 말 없이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주의사항: 간암 환자는 과격한 운동이나 과로는 절대 금물입니다. 무리한 체력 소모는 간 기능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3. 마음을 준비하는 것 - 가장 어려운 준비
가장 어려운 준비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습니다.
오빠는 여전히 동생 앞에서는 강한 척을 했습니다.
"야, 내가 누구야. 별 거 아니야."
그 말에 웃었지만, 나는 알았습니다. 오빠가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지.
그래서 나는 말했습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해.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그리고 조용히 손을 잡았습니다. 때로는 말보다,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치료를 앞두고 - 그리고 작은 약속
항암 치료는 무섭습니다. 몸이 망가질 수도 있고, 마음이 부서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는 할 수 있습니다.
- 좋은 영양으로 몸을 보호하고
- 규칙적인 생활로 체력을 지키고
- 서로 기대며 마음을 다잡는 것
이 세 가지를 우리는 작은 약속처럼 지켜나가기로 했습니다.
함께 준비하는 힘
오빠는 곧 항암 치료를 시작합니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우리는 준비했습니다. 하루하루 작은 노력을 쌓으며, 이 싸움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무서워도 괜찮아. 우리 같이 가니까."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오늘도 오빠와 웃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준비 체크리스트 요약
- ✅ 고단백, 저염 식단 준비
- ✅ 수분 충분히 섭취
- ✅ 규칙적인 수면 패턴
- ✅ 가벼운 산책과 스트레칭
- ✅ 마음의 지지와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