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을 받은 후 가장 먼저 변화가 필요한 영역은 ‘식습관’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고민하시는 부분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가?”입니다. 항암 치료는 우리 몸의 면역력과 에너지를 빠르게 소진시키기 때문에 음식은 단순한 생존이 아닌 회복의 열쇠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암환자가 항암치료 중 꼭 챙겨야 할 음식들과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들을 실제 의료기관과 영양학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꼭 먹어야 할 음식: 십자화과 채소, 베리류, 견과류, 기름진 생선
항암치료 중에는 면역력을 지키고 염증을 줄이며, 필요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을 골라 섭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케일 등 십자화과 채소는 설포라판과 인돌-3-카비놀 같은 항암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암, 유방암, 대장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살짝 데치거나 찜으로 조리하면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블루베리, 라즈베리, 아사이베리 등 베리류에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제가 있어 암세포의 성장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항암치료 중 입맛이 없을 때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아몬드, 호두, 캐슈넛 같은 견과류는 좋은 지방과 단백질을 제공합니다. 특히 호두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여 염증을 줄이고 뇌기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연어, 고등어, 정어리 등 기름진 생선은 단백질 공급원으로도 좋지만, 항염 효과가 있는 DHA,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하고 있어 암환자에게 매우 유익합니다. 단, 생으로 먹기보다는 구이 또는 찜 형태로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현미, 귀리, 퀴노아 같은 통곡물은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천천히 공급해주는 착한 탄수화물입니다. 백미 대신 통곡물을 활용한 식단 구성이 추천됩니다.
출처: 국립암센터 암환자 영양 가이드라인, 세계암연구기금(WCRF), 미국 암학회(ACS)
먹지 말아야 할 음식: 가공육, 튀김류, 흰 밀가루, 당류, 알코올
암환자라면 피해야 할 음식들도 명확히 존재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공육입니다. 햄, 베이컨, 소시지 등은 WHO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특히 대장암과의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공육은 니트로소아민, 아질산나트륨 등의 발암 가능 물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튀김류와 패스트푸드는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이 많아 염증을 유발하고 면역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감자튀김, 치킨너겟, 도넛 등은 가능한 한 피하셔야 합니다.
흰 밀가루로 만든 빵, 과자, 면류는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암세포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정제된 탄수화물보다는 통곡물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설탕이 다량 포함된 식품들, 예를 들어 단 음료, 초콜릿, 시리얼, 시럽이 들어간 커피 등은 면역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체내 염증 반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혈당 관리가 중요한 항암 환자에게 설탕은 조심해야 할 요소입니다.
알코올은 간암, 유방암, 구강암 등 여러 암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치료 중뿐만 아니라 치료 이후에도 금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출처: WHO, 대한영양사협회, 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
식단 유지 팁: 자주 소량 섭취, 수분 보충, 개인 맞춤 식단 구성
암환자 식단은 무조건 ‘좋은 음식만 많이 먹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식사를 거르면 영양 결핍이 오고, 억지로 먹으면 오히려 소화기 부담을 줍니다. 그래서 자주, 소량씩 식사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음식은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을 우선하시고, 위생에 민감해야 합니다. 특히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세척하거나 데쳐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유기농 채소나 무농약 과일이라 해도 껍질째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분 보충도 매우 중요합니다. 항암치료 중 탈수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 보리차, 과일 우린 물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되, 하루 1.5~2리터 이상은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환자 개개인의 암 종류, 치료 방식, 체력 상태, 기호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 식단을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맛이 없을 때는 고구마죽, 미음, 과일스무디처럼 부드럽고 영양이 높은 음식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치료 중 부작용이 심한 경우, 전문 임상영양사와 상의하여 ‘식이 보충제’나 ‘의료용 고영양식’ 등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단, 무분별한 건강보조제 섭취는 오히려 치료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출처: 국립암센터 ‘암환자 식생활관리’,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항암 영양 지침
암 치료는 혼자 싸우는 싸움이 아닙니다. 우리 몸은 우리가 어떻게 돌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먹는 음식은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음식들을 참고해 나에게 맞는 건강한 식단을 천천히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식사를 통해 회복의 한 걸음을 내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