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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이 조심할 식습관 (과식, 집중력, 뇌 자극)

by orangeok 2025. 4. 5.

고3 수험생을 둔 엄마로서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공부는 대신 못 해주지만, 뭐라도 도와줄 수는 없을까?"입니다.

우리 아이가 수험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한 35일 정도 되었는데, 벌써부터 지쳐 보이는 눈빛을 보면 속이 상합니다.

밥을 잘 먹는 것도 아닌데, 가끔은 배가 고프지 않다면서도 계속 뭔가를 찾고, 야식을 습관처럼 먹는 모습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 몰래 공부를 좀 해보다가(?) 결국 ‘식습관’ 쪽으로 관심이 옮겨졌습니다.

오늘은 수험생이 꼭 조심해야 할 식습관에 대해, 엄마의 시선과 뇌과학 정보를 함께 담아 정리해보았습니다.

 

수험생이 조심할 식습관

과식은 집중력의 적, 수험생 과식이 위험한 이유

요즘 아이가 학교, 학원 수업을 받고 밤 늦게 집에 오니, 출출할 시간이기도 하지만 과하게 뭔가 자꾸 입에 넣습니다.

과자, 빵, 라면… 마치 무언가를 씹지 않으면 불안한 듯한 모습이에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단순히 ‘먹는 게 좋아서’가 아니라, 스트레스나 피로로부터 오는 뇌의 신호일 수 있다고 합니다.

공부 중에 무언가 먹고 싶어지는 이유는 뇌가 ‘기분전환’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때 몸은 고열량 음식을 요구하게 됩니다.

특히 단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좋아지죠.

문제는 이 기분 좋은 효과가 오래 가지 않고, 이후에는 더 큰 피로감이 몰려온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과식이 뇌의 집중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과식 후 졸음이 몰려오는 경험, 다들 해보셨죠?

소화 작용에 에너지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고, 결국 멍해지는 상태가 옵니다.

아이가 밥 먹고 책상에 앉아도 금방 고개를 떨구는 이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런 과식이 습관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뇌는 반복되는 상황을 학습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행동이 반복되면, 뇌는 ‘스트레스 = 음식’이라는 잘못된 학습을 하게 되고,

결국 실제로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찾게 됩니다. 이건 단순한 입 심심함이 아니라 뇌 신호의 왜곡입니다.

 

집중력과 식사의 관계, 수험생에게 꼭 필요한 영양 원칙

수험생의 집중력은 결국 뇌의 에너지 공급에 달려 있습니다.

뇌는 하루에 우리 몸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20%를 소비하는 장기입니다.

그런데 이 에너지, 아무 음식으로나 채워지지 않습니다.

우선, 아침 식사는 절대 거르면 안 됩니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오전 내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단, 아침에 너무 무겁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졸음이 몰려올 수 있으니,

현미밥 + 달걀 + 나물류처럼 가볍고도 영양가 있는 식단이 좋습니다.

또한 단순당이 많은 간식은 오히려 집중력을 해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콜릿, 과자, 설탕 음료는 일시적인 각성을 줄 수 있지만, 곧바로 혈당이 떨어지면서 무기력함이 찾아옵니다.

반면에 복합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불포화지방이 포함된 간식은 에너지를 천천히 공급하면서 집중력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중요한 건 식사 시간도 일정하게 지키는 겁니다.

끼니를 거르면 뇌는 스트레스를 느끼고, 에너지를 보존하려 집중력을 낮춥니다.

일정한 식사 패턴을 통해 뇌에 ‘지금은 공부할 시간이다’라는 리듬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감정과 식욕, 뇌 자극이 부르는 ‘가짜 배고픔’

우리 아이가 배도 안 고프다면서 야식을 찾을 때, 처음에는 혼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찾아보니, 이건 단순히 자제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가 잘못된 보상 회로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외로움, 피로감이 쌓입니다.

이때 뇌는 익숙한 방식으로 자신을 위로하려고 하죠. 그게 바로 ‘음식’입니다. 이걸 감정적 식사(Emotional Eating)라고 합니다.

수험생들이 야식을 찾는 시간대를 보면 대부분 밤 10시 이후, 하루를 마감하고 스트레스가 가장 쌓이는 타이밍입니다.

이런 감정식사는 결국 체중 증가뿐 아니라, 수면 방해, 소화 장애, 집중력 저하 등 부정적인 영향을 연쇄적으로 끼칩니다.

특히 야식을 먹고 바로 자면 깊은 수면에 방해가 되며, 이로 인해 다음 날 컨디션이 망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부터 아이에게 “진짜 배고픈 거야? 아니면 공부하다 힘들어서 그런 거야?”라고 조심스럽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웃으면서 “몰라, 그냥 먹고 싶어”라고 말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그 질문 하나로 야식 대신 따뜻한 차 한잔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뇌를 음식 대신 다른 방식으로 자극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스트레칭, 음악 듣기, 10분 산책처럼 말이죠.

공부는 대신 못 해줍니다. 문제집 대신 풀어줄 수도 없고, 수능장에 같이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은 결국 ‘몸과 마음이 잘 유지되도록 옆을 지켜주는 일’이라는 걸 느낍니다.

식습관은 단순한 건강 문제가 아닙니다.

집중력, 수면, 감정 조절까지 연결된 중요한 수험 전략입니다.

아이가 하루 세끼를 어떻게 먹고, 언제 간식을 먹으며, 어떤 음식으로 에너지를 채우는지가 공부의 질을 바꿀 수 있습니다.

고3이라는 무거운 시기를 함께 보내는 수험생 부모님들, 우리 모두 아이에게 ‘먹이는 것’에서 더 많은 지혜를 담아보면 어떨까요?

오늘 저녁, 밥상 위에 전략 하나 얹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